태백에 이은 여행지는 경남 남해군으로 결정했다.
원래 순서대로라면 전라도로 가야 할 차례이지만 그다음 주에 야구를 보러 광주에 갈 생각이었기에 가까운 곳으로 둘러보다가 남해를 고르게 되었다. 특별한 이유는 늘 없고, 국립공원 스탬프투어가 두 군데 있고, 지도에서 계속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근데 광주에 안 갈 것 같아서 일정이 좀 꼬이게 되었다.
이번에는 그동안 생각만 해놓고 하지는 못했던 일요일에 출발을 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여행을 다니기에는 내 생활패턴이 너무 늦게 일어나는 편이고 일찍 출발해도 출근시간과 겹치면 별 의미가 없으니 차라리 전날 가서 자고 다음날 종일 돌아다니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는데 이번 여행이 금요일에 예비군을 가야 하는 상황이라 목요일에 집에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일요일에 내려가서 쉬어보기로 결정을 했다.
국립공원에서 운영하는 야영장이 있는데 동계에는 운영을 안 하는 듯하고 다행히 자연휴양림이 있어서 2박을 하기로 했다. 자연휴양림이 화요일 휴무라서 어쩔 수 없었다.
네이버 지도
국립남해편백자연휴양림
map.naver.com
야영 2박에 3만 원, 온수 20분 사용에 2천 원, 쓰레기봉투 800원 해서 총 32,800원이었다.
야영장 입실이 14시부터라서 오전에 출발을 하려고 했지만 역시나 그러지 못했고 2시에 출발해서 3시간 정도 걸려서 5시에 도착을 했다.

네이버지도상으로는 그냥 풀 위에 데크들이 여러 개 있었는데 최근에 리모델링을 했는지 데크 개수가 10개로 줄고 개별 주차장이 있었다. 훨씬 프라이빗한 캠핑을 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랑 멀리 있고 싶어서 일부러 끝쪽 데크인 110번을 예약했는데 샤워장 바로 옆이라 시끄러웠다.

위치는 101번과 102번이 단독으로 있어서 가장 좋아 보였다. 나머지 103번부터 110번은 2개나 3개의 자리가 붙어있는 형태였고 내가 고른 110번은 108번부터 3자리가 한 세트였는데 108번은 사람이 있었고 109번이 비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데크 위 텐트는 처음이었는데 확실히 팩을 땅에 박을 필요가 없어서 굉장히 편했다. 오징어팩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 수준이라서 나사팩과 같이 사용을 했는데 바람이 적게 부는 편이어서 별 일이 없었지 바람이 많이 불었으면 불안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라비너와 로프는 많을수록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부러 산 쪽을 바라보게 했는데 데크가 약간 작아서 통행이 불편했었다. 캠핑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할 때마다 배우는 건 끊이질 않는 것 같다.

이날은 미리 이동을 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텐트만 치고 휴식을 취했다.
야영장 시설은 그냥 저렴하게 묵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데크를 포함한 야영장은 리모델링을 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신형이어서 입을 댈 게 전혀 없었지만 샤워장이나 화장실 등 나머지 시설은 부족한 점이 많이 보였다.
창틀이나 구석진 곳의 청소가 좀 아쉬웠고 시설 자체가 더러운 건 아닌데 낡은 티가 좀 많이 나긴 했다. 근데 가격이 저렴하니 참아야 했다. 그게 싫으면 좋은 데를 가야지... 110번 데크에서 화장실이 좀 멀기도 했다.
그리고 아무래도 경남 남해안 지역이다 보니 겨울에도 날씨가 덜 춥고 방문했을 때가 한참 따뜻해지고 있던 시기라서 생각보다 벌레가 좀 있었다. 나방도 많고 꽤 큰 거미도 돌아다녔는데 완전히 따뜻해지면 좀 힘들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샤워장은 남자용 기준 3개의 칸으로 완전한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었다.


체크인이나 인터넷 예약 때 온수 사용을 고르면 카드에 계산한 만큼 온수시간을 넣어주고 기계에 갖다 대면 온수를 사용할 수 있다. 한 번 찍으면 5분씩 사라지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다. 10분이면 씻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다시 사용한다면 편하게 그냥 30분을 충전을 할 것 같다. 수온이나 수압은 완벽했다. 옆에 누가 물을 쓰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전기는 역시 공식적으로 600w 제한이었는데 태안때와 마찬가지로 700w 정도까지는 사용이 가능했다.
위치가 산 가운데 있고 남쪽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이 없어서 유명 관광지로 가려면 북쪽으로 너무 많이 돌아야 하는 게 꽤 큰 단점이었다. 이동시간이나 기름값을 생각하면 그냥 남쪽 바닷가 사설야영장이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첫날은 잠을 좀 설치긴 했는데, 시끄럽거나 추워서 그런 건 아니고 원래 다른 데서 자면 자주 그래서 별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다. 지금은 왜 그랬는지 기억도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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